부산 생선구이 맛집 숨은 맛집

부산에 가면 생선구이는 먹어봐야죠. 또한 부산하면 자갈치시장부터 떠오를 정도로 부산을 상징하는 장소가 된 것이 아닐까 싶어요. 최근에는 또한 블랙팬서 촬영지로도 유명하고요. 영화에 나온 자갈치 시장을 보다보면 정겨움과 함께 신기함이 느껴지거든요. 그리고 자갈치 시장에 가면 꼭 먹어야하는 것이 회와 생선구이거든요. 근데 부산 생선구이, 꼭 자갈치 시장에서 먹어야하나라는 생각도 들어요. 과연 부산 생선구이는 어딜 가나 특별한 것일까?라는 생각도 들고요. 자갈치 시장에서 생선구이를 한번 먹어본 적이 있는데요, 역시 맛있어요. 밥한그릇 뚝딱이거든요. 이번에는 자갈치 시장이 아니라 부산에서 생선구이 좀 한다는 다른 가게를 한번 찾아봤어요.

 

부산에서 생선구이를 먹은 기억이 두어번이 되요. 한번은 자갈치시장, 한번은 태종대 들어가는 입구에서 먹은 적이 있는데요, 두곳다 아주 맛있게 먹었어요. 그리고 각자가 가지고 있는 분위기도 있고, 생선을 굽는 스타일, 생선 이외에 여러가지 반찬이나 먹거리들에 대한 개성이 있는 것 같아요. 이번에는 부산에 왔다가 사하구에 일이 있어서 이 근처에서 한번 생선구이를 먹어봤어요. 여기는 사하구에 있는 다해생선구이라는 곳이에요. 여기는 중년 부부 두분이서 운영을 하시는 곳인데요, 무엇보다 깔끔한 한상 차림이 참 좋은 곳이에요.

 

보통 생선구이집이라고 하면 뭔가 생선굽는 냄새가 진동을 하고 좀 북적북적할 것 같은 그런 분위기를 예상하거든요. 여기는 생선구이집인데도, 생선굽는 연기는 거의 없는 것 같아요. 굽는 방식 자체가 남 달라요. 기름을 잔뜩 부어놓고 대형 팬 위에서 지글지글 튀기듯이 굽는 것이 아니라 오븐 같은 곳에 넣어서 담백하게 구워내는 스타일이에요. 그래서 더 깔끔한 생선구이를 맛볼 수 있는 것 같아요.

 

주문과 동시에 생선을 구워내는 집이에요. 그래서 주문하고 나면 15~20분 후에 생선구이를 먹을 수 있어요. 미리 구워놓고 데펴서 내는 스타일이 아니라 여기는 주문과 동시에 바로 굽기 때문에 더욱더 깔끔한 생선구이를 맛볼 수 있어요. 생선모듬구이가 1인분에 12,000원이에요. 가격대가 이 정도면 착한 것 같아요. 생선의 종류는 철에 따라서 다르기 때문에 어떤 생선이 나오는지는 철마다 달라요. 갈치구이, 삼치정식, 동태탕 등등 다른 메뉴도 있어요.

 

생선구이 맛집에 왔으니까 당연히 생선구이 모듬으로 주문을 했어요. 일단 반찬이 정갈하게 나오고요, 밥과 함께 생선구이가 차려져서 나오는데요, 반찬이 먼저 나오고 20분 정도 후에 생선이 모두 나왔어요. 그때까지 기다리는 것이 고문에 가까워요. 이날 특히 배도 더 고팠거든요. 생선구이가 나오는데, 정말 군침이 돌더군요. 생선구이 자체가 정말 깔끔하게 구워졌어요. 다른 반찬들도 어쩜 저렇게 정갈하게 담아내시는지 원. 주인분들의 성격을 알 수 있는 부분이에요.

 

생선은 오븐 같은 곳에서 구워서 그런지 기름이 쫙 빠지면서도 윤기가 좌르르. 거기에다가 타지도 않고 적당하게 노릇노릇 구워져서 아주 깔끔하게 차려져서 나오더라고요. 생선의 종류도 다양해서 각 생선이 가지고 있는 식감과 풍미를 각각 즐길 수 있어서 참 좋았어요. 이런 생선구이는 집에서 해먹기 참 힘들거든요. 역시나 이런 생선구이 맛집에 와야 생선이 가지고 있는 덕목을 모두 다 챙길 수 있는 것 같아요. 더구나 기름 범벅 생선구이가 아니라 담백하게 구워진 생선구이라 더 좋았어요.

 

생선구이도 간장게장 못지 않은 밥도둑이거든요. 밥과 같이 먹으면 밥한공기 뚝딱 비우게 되죠. 잘 구워진 생선 한점을 밥 위에 올려놓고 같이 먹으면 짭쪼름하게 간이 된 생선때문에 다른 반찬이 별로 필요가 없거든요. 생선살을 발라서 간장에 콕 찍어 먹어도 맛있고요. 밥한공기로는 도저히 안되겠더라고요. 생선의 양도 푸짐하고 다른 반찬들도 맛있어서 결국 공기밥 두그릇 먹었어요. 부산 생선구이, 특별한 이유가 다 있어요. 각자의 스타일도 있고요. 여기도 참 맛있게 먹은 생선구이 맛집이에요.